지난 1편에서는 20년 전 ‘유시민 vs 강준만’ 논쟁을 통해, 386 운동권 개혁파 세력이 동교동계를 '청산 대상'으로 몰아세우며 민주당의 주류로 등극했던 역사의 한 장면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2편은 그 역사의 아이러니가 20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2005년 노무현의 '대연정'을 옹호했던 유시민
시계바늘을 2005년으로 돌려봅시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정국의 물꼬를 트고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전신)에 권력을 내어줄 수도 있다는 ‘대연정’을 제안해 정치권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여당 내부에서도 "상대 정당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거센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당의 핵심 실세이자 '노무현의 정치적 호위무사'였던 유시민은 앞장서서 대연정을 옹호했습니다.
"망국적인 지역주의 정치 구도를 깨기 위해서라면, 상대 세력과 권력을 나누는 연정이야말로 정치 발전을 위한 결단이다."
당시 유시민에게 '내가 신뢰하는 리더(노무현)가 추진하는 이종(異種) 세력과의 통합'은 지역주의를 깨기 위한 숭고한 결단이자 개혁이었습니다.
2. 'ABC론'부터 '어물전론'까지: 이재명의 실용 배척하기
그렇다면 20년이 흐른 지금, 이재명 정부 체제에서 추진되는 외연 확장과 중도·보수 세력과의 실용적 통합 움직임에 대해 유시민 작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최근 유시민 작가가 연이어 던진 거친 프레임들을 보면 그 시선의 온도 차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 갈라치기 'ABC론': 민주당 지지층을 가치 중심(A)과 이익 중심(B) 등으로 나눈 뒤, 이재명 중심의 실용 노선을 지지하는 신규 세력('뉴이재명')을 "가치가 아닌 이익을 따라온 기회주의자(B그룹)"로 규정해 배척했습니다.(2026년 3월 18일 발언)
- '재건축론'과 '군주론': 중도층을 품기 위한 외연 확장을 두고 "지지자가 원한 건 증축인데 대통령이 멋대로 재건축을 하려 한다"며, 마키아벨리적 군주론에 빗대어 '필패론'을 예언했습니다.(2026년 6월27일, 7월 15일 발언)
- 거친 비난의 '어물전론': 급기야 국정 운영 기조와 참모진을 어물전에 비유하며 "썩은 내가 난다", "오물을 정화해야 한다"는 자극적인 언어로 공격 수위를 높였습니다.(2026년 7월 23일 발언)
여기서 결정적인 질문이 생겨납니다. "한나라당과의 권력 이양까지 논했던 노무현의 대연정은 결단이고, 국민 삶을 살리기 위해 중도·합리적 세력을 끌어안으려는 이재명의 통합은 왜 '어물전 썩은 내'이며 기회주의인가?"

3. 모순의 본질: 주류가 된 구개혁파의 '정치적 다급함'
이 기묘한 이중잣대의 본질은 단순한 개인의 변심이 아닙니다. 비주류 개혁파가 당의 확실한 '성골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생겨난 구조적 오만과 위기감 때문입니다.
① 비주류일 때는 '청산', 주류가 되어서는 '기득권 수호'
20년 전 유시민은 동교동계를 "정체성이 맞지 않는 구태"라며 청산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당의 기득권이자 구주류가 된 지금, 새로운 외연 확장이나 인적 쇄신 요구가 나오자 "당의 정통성과 순혈주의를 지켜야 한다"며 신규 지지층에 '기회주의자(B그룹)'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습니다.
② 독점해 온 '도덕적 주도권'의 상실
실용주의와 국정 성과를 앞세운 '뉴이재명' 체제 속에서, 과거 386·친노 세력이 독점해 온 '도덕적·이념적 주주권'은 점차 약화되고 있습니다. 과거 자신들이 동교동계를 몰아낼 때 썼던 '구주류 청산'의 화살이, 이제 자신들을 향해 돌아올지 모른다는 정치적 위기감이 '어물전론' 같은 극단적 언어로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 2편을 마치며: '소리만 요란한 이념'을 넘어서
강준만 교수가 20년 전 예견했던 "자신들만 정의라 믿는 배타적 도덕주의"는, 안타깝게도 구주류가 된 유시민 작가의 시선 속에서 완벽히 재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질문은 다시 이어집니다. 구주류 지식인들의 주장대로 "시끄럽게 구호를 외치고 상대를 '어물전 썩은 내'로 규정하지 않으면 개혁이 아닌가?"
다음 3편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일하는 행정부 개조’와 정교한 ‘수사·기소 분리 완수’ 등, 구주류의 비판을 넘어 실질적 국정 성과로 증명하는 실용적 개혁의 실체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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